여의도에 없는 세 가지를 물으면 전봇대, 육교, 단독주택이 일반적인 답입니다. 그러나 식생활 지상주의자로서 여의도 3無의 답은 괜찮은 이탈리안 레스토랑, 김밥과 떡볶이가 함께 준수한 분식집, 그리고 보쌈집입니다. 

그런데 여의도에 없을 줄 알았던 세 가지 중 하나를 찾았습니다. 마땅한 보쌈집이 없어 눈보라 휘날리는 바람 찬 흥남 부두를 떠나듯 고생스럽게 강을 건너야 했는데 이는 실로 무지의 소치였던 셈이죠. 동여의도 생활권에서 여의도 공원만 건너면 무려 1985년부터 존재해 왔던 멋진 맛집이 있었습니다. 

야들한 보쌈과 김치의 조합, 사골육수로 맛을 낸 칼국수까지. 부족함 없는 맛입니다. 그런데 보쌈을 먹다가 문득 이런 궁금증이 생깁니다. 굽지 않고 삶아 낸 건 같은데 왜 보쌈은 칼국수랑 짝을 이루고 수육은 막국수랑 짝을 지어 팔까. 둘은 무슨 차이길래? 보쌈과 수육의 차이를 퇴직연금에 담을 ETF 펀드 종목만큼 골똘히 분석하면서 보쌈 한 점 하면 어떨까요?